202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자동차 산업은 기존의 탈것 개념에서 벗어나 확장된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확장을 중심으로 산업의 경계가 넓어지고 있으며, PBV시장은 차량의 역할과 형태를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UAM개발을 통해 하늘길을 여는 시도가 현실화되고 있고, 이를 포괄하는 미래전략비전은 기업 정체성의 핵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 네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국 자동차 산업의 다음 단계를 조망합니다.
1. 모빌리티확장과 이동 수단의 재정의
‘차’를 넘는 모빌리티 산업의 개념 변화
최근 자동차 제조사들은 단순한 차량 제조에서 벗어나 ‘모빌리티 설루션 기업’으로의 변화를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현대자동차그룹이 특히 적극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모빌리티확장은 단순히 다양한 교통수단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에 관련된 모든 가치 사슬을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입니다. 차량 호출 서비스, 로보택시, 마이크로 모빌리티, 물류 설루션, 공유형 이동 서비스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포함됩니다.
현대차는 자회사인 ‘모션(Mocean)’을 통해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카셰어링·라스트마일 배송·도심 교통 분산형 서비스 등도 점차 고도화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자동차는 이동 수단에서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차량 한 대 판매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구조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확장은 결국 자동차 산업을 ‘기계 중심’에서 ‘경험 중심’ 산업으로 재정의하는 중요한 변화의 시작입니다.
@ 모빌리티확장은 ‘이동의 수단’에서 ‘이동의 경험’으로 중심축이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2. PBV시장, 맞춤형 이동수단의 시대
Purpose Built Vehicle, 전기차 이후의 미래
PBV(Purpose Built Vehicle)는 특정 목적에 최적화된 이동수단을 의미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24년 전용 PBV 브랜드 롤아웃을 예고하고 있으며, 도심 물류, 셔틀, 의료 서비스, 푸드 트럭, 무인 배송 등 다양한 활용 모델을 개발 중입니다. PBV는 전동화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용도에 따라 자유롭게 구조를 변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PBV시장은 특히 B2B 비즈니스 모델에 최적화되어 있어 안정적인 수요 예측이 가능하며,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존의 대량 생산형 자동차 모델과 차별화됩니다. 이와 함께 모듈형 설계, 소프트웨어 중심 통제 시스템, 클라우드 기반 관리 플랫폼이 도입되어 차량 운용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됩니다. 현대차그룹은 CES, IAA, 모빌리티쇼 등을 통해 PBV 콘셉트를 지속적으로 발표해오고 있으며, 실제 상용화를 위한 생산 라인 구축도 진행 중입니다.
@ PBV시장은 자동차를 ‘산업용 맞춤 설루션’으로 재정의하는 새로운 시장입니다.
3. UAM개발과 도심 항공 모빌리티의 도약
자동차가 하늘로 날아오르다
UAM(Urban Air Mobility)은 도심 하늘길을 이용해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새로운 개념의 교통수단입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CES에서 ‘S-A1’이라는 UAM 콘셉트 기체를 공개하며 이 분야 진출을 선언했고, 이후 ‘슈퍼널(Supernal)’이라는 독립 회사를 미국에 설립해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목표는 2028년까지 상용 서비스를 개시하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으며, 이를 위해 NASA, FAA, 국내 항공청 등과 긴밀히 협업하고 있습니다.
UAM개발은 항공기술과 자동차 기술, ICT기술이 융합된 초고도 복합기술 영역입니다. 기체의 안전성, 이착륙장 설계, 배터리 수명, 기체 소음, 통신 시스템 등 다양한 과제가 남아있지만, 전 세계적인 교통 혼잡 문제와 탄소중립 목표를 고려할 때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높은 분야입니다. 특히 한국 정부도 ‘K-UAM 로드맵’을 발표하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어, 민관 협력을 통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 UAM개발은 이동의 개념을 ‘도로 위’에서 ‘공중’으로 확장시키는 근본적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4. 미래전략비전과 기업 정체성의 재설계
기술과 철학, 사회적 가치의 통합
모빌리티 기술이 고도화됨에 따라 기업은 단순한 제조 능력뿐 아니라, 방향성과 철학을 함께 제시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인류를 위한 진보(Progress for Humanity)’라는 미래전략비전을 통해 기술과 인간 중심 가치의 조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탄소중립 실현, 순환경제, 디지털 전환 등을 중심으로 한 ESG 전략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별로도 독립적인 미래전략비전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전환,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했고, 기아는 ‘플래닛 매일(Plan S)’ 전략을 통해 친환경차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모빌리티 서비스 확대, PBV 시장 선점을 핵심 목표로 설정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투자자, 고객, 파트너, 사회 전반에 걸쳐 신뢰와 기대를 형성하는 바탕이 되며, 단순한 제품이나 수익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능하게 합니다.